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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시그니엘 부산, 허니문 패키지

Trable (여행 기록장)/국내여행

by 바람국화 2021. 2. 1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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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0월, 남자 친구와 상견례를 마치고 이듬해 3월에 결혼식 날짜를 잡았다. 가장 기대했던 것은 역시 신혼여행! 스튜디오 촬영은 생략하고 웨딩드레스와 메이크업은 예식장에 포함되어있는 저렴한 패키지로 한 번에 결재했다. 이렇게 결혼식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아끼고 아껴서, 바르셀로나 왕복 비지니스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원래는 바르셀로나를 거쳐서 아름다운 섬 마요르카에서 신혼여행을 즐길 계획이었다. 

 부풀었던 꿈도 잠시, 연초부터 중국 발 변종 바이러스 소식이 들리기 시작하더니 코로나 기세는 꺾이지 않고 점점 거세어졌다. 결국 나의 결혼식은 6월로 연기되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비행기는 출항 자체가 취소되어 수수료 없이 환불되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된 결혼식을 최소한으로 소박하게 치르고, 신혼여행은 부산으로 떠나게 되었다. 

 지나서 생각해보니 코로나1차 대유행과 2차 대유행 사이에 그나마 확진 자가 적을 때 결혼식을 치를 수 있었으니 나는 운이 좋은 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작은 행운은 체크인할 때 한번 더 찾아왔는데, 감사하게도 룸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받았다 :)

 

 

 

 거실에는 웰컴 티가 따듯하게 준비되어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시그니엘 호텔 전용 블렌딩 차>라고 했다. 유자의 단맛과 생강과 로즈마리의 향이 어우러진 차는 향긋하고 맛있었다. 나름 처음 하는 결혼식이라고 잔뜩 긴장되어 있던 마음을 편안하게 보듬어 주었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전통차는 시그니엘 브렌딩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취향대로 커피 대신 골라 먹을 수 있게 준비되어 있어서 꽤 괜찮았다. 

외국인들에게 인기 있을것 같은 느낌.

 

마음이 좀 편안 해 지니 이제야 창밖으로 보이는 바다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차 한잔을 마시고나서 숙소 구경에 나섰다.

긴 복도의 왼쪽에 침실이 있고 복도 끝에는 욕실이 자리하고 있다. 침실에서도 넓은 창 유리를 통해 누워서 바다를 구경할 수 있다. 정갈한 흰색의 이불은 깨끗하고 푹신했다.

 

 

 

 

 욕실에 준비된 어매니티는 리치 향수로 유명한 '딥티크' 사의 제품이다. 워낙 유명한 제품이라 한번 써 보고 싶었는데, 호텔 어매니티로 궁금증을 풀었다. 넓은 욕조에는 목욕용 소금과 국화 티백이 준비되어 있었다. 국화 향 가득한 목욕 티백은 다음날 내 피로를 풀어주는데 큰 역할을 했다. 

 


 

 

숙소 구경이 끝났으니 비지니스 라운지 시간이 끝나기 전에 8층에 있는 <살롱 드 시그니엘> 라운지를 서둘러 방문했다. 시간에 따라 패밀리 라운지 / 비즈니스 라운지로 나뉘는데 비즈니스 라운지 시간에만 샴페인이 제공된다. 적당한 쿠키류와 함께 샴페인을 종류별로 맛볼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 섭섭하다. 

 

 

볼로네이즈 페투치네 (32,000원)

 

마르게리따 피자 (32,000원)
허니문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는 와인

 

 

 저녁 식사는 밖에 나가기 귀찮아서 호텔 룸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역시나 호텔이라 음식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말도 안되게 비싼 가격은 아니라서 적당히 시켜먹기로 했다. 피자 하나와 파스타 하나를 골랐다. 와인은 허니문 패키지에 기본으로 포함되어 제공되는 서비스다. 와인 라벨에는 시그니엘 호텔 로고가 붙어 있었다. 아마 호텔에서 따로 주문해서 생산하는 제품인 것 같았다. 적당한 드라이한 맛이 내 입맛에는 괜찮았다. 

 

피곤했던 하루가 저물어 갔다. 

 

 


다음날 아침 나를 맞아주던 해운대 바다 풍경

 

 

 

다음날 아침 일찍 체크아웃 하기전에 수영장을 방문했다. 허니문 패키지에는  <infinity pool zone 'View cabana' 2인> 이 포함되어 있다. 백만원에 가까운 돈을 썼는데, 호텔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하나라도 놓칠 수 없다. 

해운대 해안선과 연결된 야외 수영장은 이곳이 해외 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 아름다웠다.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서러움을 조금 위안받았다.

 

카바나는 최대 3시간을 이용 할 수 있는데, 6월이라고 해도 날씨가 아직은 추워서 1시간을 앉아있다가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남은 건 역시 기념사진뿐.. 사진만 열심히 찍었던 것 같다. 

 

 

 

 호텔 조식까지 야무지게 먹고 호화롭던 호캉스는 마무리. 

허니문 패키지에 포함된 애프터눈티도 있는데, 이건 글이 길어질 것 같으니 따로 포스팅하기로..

 

 신혼여행이 무산되지 않았더라면 아마 이런 비싼 호텔의 허니문 패키지를 이용해 볼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내가 '시그니엘' 호텔을 방문한 날은 호텔이 개장한지 3일째 되는 날이었으며, 호텔이 맞이하는 첫 주말이었다. 결혼식 후 부부로서 처음 시작하는 첫날밤을 이제 막 개장하여 새로 시작하는 호텔에서 시작하는 것에 나름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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