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끝도 없이 더우니까 어디 여행 갈 생각도 들지 않는다. 돌아다니는 것을 무척 즐기는 활기찬 사람이지만, 이 더위에는 내 의지도 한풀 꺾인다. 무조건 시원한곳을 검색하게 되는데, 그럴 때는 무주의 와인동굴이 제격이다.
머루와인 동굴은 무주 양수발전소 건설 시 (1988년~1995년) 굴착 작업용 터널로 사용하던 곳을 무주군에서 2007년 임대하여 무주 머루 와인을 홍보하는 곳으로 사용하고 있다. 총 길이 579m 중 관광객에게 개방된 곳은 290m 정도로 길지 않은 터널이다. 연중 기온이 13~14도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요즘 같은 더운 여름에는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싫어 지는 곳이다.
굳이 찾아갈 필요는 없지만, 무주를 들를 일이 있다면 한번쯤 가보기에는 좋은 곳.
작년에 이곳을 찾았을 때는 적상산에 단풍이 한창 물들었을 때였다. 날짜를 보니 작년 11월.. 가을이 오려면 아직도 한참 멀었구나 (한숨)
입장료는 2,000원이고 동굴 안쪽에 족욕 체험장은 추가로 3,000원의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한다. 나오는 길에 시원한 매실음료 한잔을 무료로 준다.
터널 안쪽은 지루하지 않도록 무주의 와인 설명 이나, 별자리 설명 같은 것들이 빼곡히 붙어있다. 자세히 읽지 않고 설렁설렁 보면서 지나갔다. 와인 시음장에는 3종류의 와인이 준비되어 있었다. 머루의 특성인지는 모르겠는데 드라이한 와인도 나에게는 너무 달았다. (달콤한 술을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
따로 구입할 수 있는 술은 2만원~ 3만원정도의 가격대. 다들 한 병 정도는 기념으로 사 들고 돌아간다. 와인에 빠질 수 없는 치즈도 판매하고 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저렴한 것 같지는 않은 기분.
어쨌건 기왕 온김에 나도 와인을 두병 결재했다. 판매하시는 분에게 물어봐서 스위트 1병 드라이 1병을 샀는데 집에와서 먹어보니 좀 달긴 했지만 적당히 나쁘지 않았다. 좀 가벼운 느낌이긴 한데 사실 와인을 따져서 먹을 정도로 고급 입맛은 아니라서 나는 괜찮았다.
족욕 체험장은 눈으로만 구경했다. 적상산 전망대를 갔다가 내려오는길에 들르면 좋은 곳이다. 경치가 좋고 길이 구불구불해서 와인딩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전망대까지 올라갔다가 와인동굴을 들르면 2~3시간정도의 코스로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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