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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여행] 황금박물관과 광부도시락 ‘진과스金瓜石’

신나는 해외여행/2017 대만

by 바람국화 2018. 6. 1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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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과스는 일제 시대에 개발된 황금 광산이 있던 옛 탄광마을이다. 한때 금 생산지로 유명했던 장소였지만, 20세기 후반에 금이 고갈되자 결국 폐광되었다. 폐허로 변한 마을을 타이완 정부가 복원하여 지금은 옛 모습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방문하는 인기 관광지가 되었다.

타이베이 시내에서 거리가 조금 멀리 있고, 대중교통이 편하지는 않아서 보통은 택시투어 ‘예-스-진-지’ 로 묶어서 많이 방문하는데, 나 역시 택시투어를 활용하여 이곳을 방문했다.

 

 

 

 

진과스에 가까워지자 바닷물 색깔이 묘하게 다른 곳이 나타났다. 진과스의 황금폭포를 지나 흘러 들어온 강물이 바닷물과 섞이지 않고 길고 탐스러운 금발 머리 한웅 큼 같은 물길을 형성하고 있었다.

황금폭포는 글자 그대로 황금으로 이루어진 폭포는 아니다. 광산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 아니면 바위 색깔이 원래 황토색인지 이유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얼핏 황금을 연상시키는 누런 폭포는 생각보다 규모가 굉장했다. 사실 이곳에 주차를 하면 안되는데 기념사진을 찍기 위한 관광객들이 꽤 많아서 폭포 주변은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결국 경찰이 출동해서 사람들을 해산시키고 차들을 모두 정리했다. 멋모르고 구경하던 우리도 택시투어 기사의 다급한 손짓에 얼른 다시 택시에 올랐다. 나의 의도와 관계없이 불법을 저지른 터라 조금 기분이 찜찜했다.

 

 

 

 

진과스에 도착하자 느껴지는 일본 느낌.

일제시대 금광 사업이 활발할 때 일본인 관리들과 그의 가족들이 모여 살았다고 한다. 일제시대의 잔재가 남아있는 진과스는 타이완 같지 않고 일본의 느낌이 난다. 일본 관저거리의 숙소 중에 한 채는 일반인에게도 공개되어 관람할 수 있는데, 일식 다다미 구조로 이루어진 집을 통해 당시 일본인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군산에 이런 비슷한 일본 거리가 있다. 예전에 군산을 방문했을 때, 근대사 골목의 화려한 일본 가옥들을 둘러보면서 저 일본 건물들을 짓기 위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핍박당했을지 생각하며 마음이 아팠는데, 진과스를 방문하는 타이완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마음일까?

 

 

 

 

사실 진과스에 오는 목적 중에 하나가 그 유명한 ‘광부 도시락’을 먹기 위해서일 것이다. 진과스에는 판매하는 곳이 두 군데가 있다. 처음 택시투어 기사님이 안내한 곳은 계단 중간에 위치한 곳이었는데, 이곳은 기념품으로 도시락 통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한다 (!) 도시락통을 꼭 챙기고 싶은 마음에 택시투어 기사님께 말씀드렸더니, 다행히 싫은 내색 없이 기사님이 다른 곳으로 안내 해 주셨다.

두 군데를 다 먹어본 사람들의 인터넷 후기로는 처음 우리가 방문했던 이곳이 계란 프라이 하나 더 얹어주고 음식도 더 맛있다고 하니, 도시락통이 기념품으로 필요 없는 사람들은 여기서 밥을 먹는 편이 더 깔끔하고 시원하다. 도시락통을 기념품으로 주는 오리지날 가게는 에어컨이 없는 야외에서 밥을 먹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곳이 기념품으로 도시락통을 제공하는 오리지날 가게.  가게 안은 좁고 자리가 없어서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다. 그늘 차단 막이 있긴 했지만 역시나 더웠다. 정말 도시락통이 뭐라고... (웃음)

광부도시락은 광산업이 활발할 때 광부들이 갱도 안에서 간단히 먹을 수 있게 싸가지고 다녔던 도시락을 재현한 것이다. 따듯한 쌀밥위에 잘게 썰린 야채와 두부, 김치, 단무지가 있고 제일 위에 큼지막한 돼지고기가 올려져 있다. 도시락통은 옛날 우리집에서 사용하던 김치통을 연상하게 했다(!) 왠지 모르게 익숙한 느낌. 요즘 회사에 다이어트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는데 다행히 잘 활용하고 있다. 예전에는 저 철제 도시락에 밥과 반찬을 담아줬다고 하는데, 위생상의 문제로 씻어서 가져가기 불편해서 인지 요즘은 도시락통 따로 밥 따로 담아준다.

 

 

 

 

든든하게 식사를 하고나서 황금박물관을 향해 올라가는 길은 끝없는 계단의 향연이었다. 이래서 광부들이 그렇게 큰 돼지고기 튀김을 먹어야 했나 보다. (아무말 대잔치)

 

 

 

 

옛날에 채굴된 황금을 실어 날랐던 철로는 지금은 산책로로 바뀌어 있었다. 주변 경치도 아름다워서 여유롭게 산책하고 싶은 길이었지만, 시간이 정해진 택시투어 여행자인 나로서는 그저 사진만 찍고 아쉽게 돌아서야 했다.

 

 

 

 

본산5갱도(本山五坑) 체험은 별도로 요금을 내야 체험할 수 있다.

안전모를 쓰고 동굴을 들어가니 시원한 갱도가 반가웠다. 실물크기의 마네킹이 갱도에서 일하는 광부의 생활을 재현하고 있다. 나쁘지 않은 체험이라고 생각했지만, 돈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건너뛰고 가도 무방하다.

 

 

 

 

진과스 관람의 하이라이트는 220KG의 무게를 자랑하는 황금 금괴이다. 특히나 금을 좋아하는 중국사람들이 만지면 복이 온다고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쩐지 실감이 나지 않는 크기라서, 나는 정말일까? 안에는 철 같은 다른 물질이고 겉에만 황금으로 코팅된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을 조금 했다.

 

 

 

 

더운 날씨에 수많은 계단을 올랐더니 녹초가 되어버린 우리를 반겨준 빙수가게는 흔히 보던 빙수와 다르게 좀 특이했다. 여행 후기들을 뒤져봐도 볼 수 없었던 진과스에서 먹었던 간식. 맛있는데 왜 후기가 없을까? 그래서 제가 한번 먹어봤습니다.

팥빙수 녹은 물 같은 달짝지근한 빙수물에 연두부를 동동 띄워준다. 하나는 타피오카 젤리, 두번째는 땅콩 토핑, 세번째는 타피오카 젤리와 땅콩 토핑 반반으로 각각 주문했다. 적당히 달짝지근한 국물도 맛있었고 비리지 않고 고소한 두부는 든든한 느낌이라서 땀 흘리고 나서 먹는 간식으로는 제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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