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낮에는 돌아다니기 힘들 정도로 덥고 여름이 긴 나라의 사람들은 낮에는 낮잠을 즐기거나 휴식을 취하고 해가 진 후인 저녁에 활동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이야 에어컨이 있어서 건물 안에만 있으면 낮에도 힘들지 않게 일을 할 수 있지만, 냉방시설이 없는 옛날에는 낮에는 거의 활동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동남아 나라들은 덥고 뜨겁기 때문에 밤 문화가 발달할 수밖에 없었다.
더운 날씨인 대만도 야시장 문화가 유명하다. 타이베이에 있는 야시장 중에서도 스린 야시장은 타이완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인기 명소이다. 야시장과 같은 이름의 士林(Shilin)역보다는 劍潭(Jiantan)역 1번 출구로 나와 대각선 방향으로 보이는 시장 입구부터 보는 것이 편하다. 지하철에서 내려 사람들의 행렬을 따라 가다 보면 야시장이 나오기 때문에 길을 찾는 데는 어렵지 않았다.
입구를 기준으로 오른쪽은 쇼핑거리, 왼쪽은 놀 거리, 지하는 먹거리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일행은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야시장을 찾았기 때문에 구경은 대충 한바퀴 둘러보고 곧바로 지하의 푸드 코트로 향하였다. 은근히 공기중에 섞여 있는 취두부 냄새 때문에 한순간 숨쉬기가 조금 힘들었지만 곧 적응해서 괜찮아졌다. 수많은 음식점들이 모여 있는데 호객행위가 꽤나 적극적인 곳이었다. 여기저기 손짓하는 가게들을 둘러보다가 적당해 보이는 가게로 자리를 잡았다. 이곳 에서도 역시 영어는 통하지 않았지만, 메뉴판에 사진이 있어서 손가락으로 짚어 주문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HC씨가 추천하는 붉은색 전통주도 한 병 추가.
테이블 바로 앞의 넓은 철판에서 음식을 볶아주는 모습을 직접 구경하는 것도 꽤 신기한 볼거리였다.
기본 세팅으로 숙주나물과 양배추를 볶은 야채 볶음과 맑은 계란국이 서비스로 나왔다. 음식 맛의 비법은 아마도 저 거대한 바위처럼 보이는 마가린에 비밀이 있는 것 같았다. 고기와 마가린의 조합이라면 맛이 없을 수가 없는 법이다. 뱃살에 대한 걱정은 잠시 접어두기로 했다.
주전자에는 물인지 기름인지 확신할 수 없었던 투명한 액체가 담겨있는데, 요리 할 때마다 수시로 붓고 철판을 닦는데 사용하고 야채 볶을 때도 조금 넣기도 했다.
다른 간식들도 먹어 보기 위해서 사실 조금 모자라게 식사를 하고 아쉽게 일어섰다.
남은 야시장을 둘러보다가 적당히 마른 반건조 오징어를 구워서 포장해 가기로 했다. 짭잘한 양념 맛이 꽤 괜찮았다.
대만에 와서 꼭 먹어 봐야겠다 벼르던 음식 중에 하나가 우유 튀김이었는데, 스린 야시장에서 다행히 찾을 수 있었다. 고소하고 달달한 우유를 살짝 굳혀서 튀김 옷을 입혀 튀겨낸 음식인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아이스크림이나 푸딩처럼 부드러운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한국에도 팔았으면 좋겠는데.. 누군가 수입해서 들여왔으면 좋겠다 ^^
스린 야시장
주소 : No. 101, Jihe Road, Shilin District, Taipei City, 대만 111
영업시간: 오전 1:00에 영업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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