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시원하게 즐기는 색다른 데이트 :: 방탈출 카페 '퍼스트 에이전트'

더운여름에는 에어컨 빵빵한 실내에서 노는게 최고인것 같다.

밖에 나가봐야 덥고 땀나고 짜증만 나고... 

최근에 방탈출 테마 카페들이 유행하고 있는데 서현에도 하나 생겨서, 금요일 저녁에 퇴근하고 친구들과 방문하기로 했다.

여자 셋이 즐기는 데이트... 특히나 한명은 애 엄마라서 시간을 내기가 힘든데, 오랜만의 친구들과 모임이라 신이 났음.

예약은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전날 미리 방을 골라서 예약해 놨다.

우리 머리는 똑똑하지 않을거라는 사실을 뻔히 알기 때문에 ㅎㅎ 쉬운방으로 골랐다.

요금은 2인 예약시 24,000원/1명

3인 예약시 20,000원/1명

4인 이상 18,000원/1명

(2016.06월 기준)

※ 홈페이지 : http://firstagent.co.kr/

금요일 오후 5시에 칼퇴하고 일찍 찾아갔는데도, 사람들로 북적북적했다.

어느 회사에서 단체로 회식 대신 찾아온듯 보였다. 

술마시는 회식 대신, 방 두어개를 예약해서 먼저 탈출한 팀에게 선물을 주는등의 조직활성화 활동으로도 참 좋을것 같다는 생각..

여하간에 앞에 팀이 끝나서 방정리할때까지 잠시 기다리면서 앞에 탈출한 팀들이 세운 기록 구경..

내가 예약한 2번룸 '그녀의 직감'은 1등팀을 보니 30여분만에 탈출했다고 기록되어있었다.

순위권에 드는것은 바라지도 않으니.. 한문제도 못풀어서 창피당하는 일만 없도록 해주세요.. ㅠㅠ

입장하기 전에 주의사항을 듣고, 문제 내용과 스토리를 유출하지 않겠다는 보안 서약서에 서명을 한다.

열심히 서명하고있는 K 양.. 주의사항같은건 읽어보지도 않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서명을 하고 있는 모습 ㅋ

예쁜 여직원이 와서 열쇠 푸는 방법과 주의사항에 대해서 설명을 해준다.

알파벳 자물쇠는 처음봐서 신기함.

특히나 조그셔틀처럼 방향키를 상하좌우로 꺽어서 여는 자물쇠가 제일 신기했다.

자물쇠 푸는 방법을 들으며 친구들은 신이나서 연신 '어머어머 재미있겠다' 하며 흥분했다.

하지만 여기서 흥분하면 뭐하나.. 실제로 방에 들어가서 자물쇠를 풀어보는 손맛을 느껴봐야지...

기다리면서 기념사진도 찍어보고 대기중.. 

이때까지는 다들 신나있어서, 곧이어 닥쳐올 어마어마한 좌절의 시간은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 이분들은 탈출에 성공하셨습니다. 천재들인듯 -_-ㅋ

기다리는동안 앞팀이 탈출에 성공하여 환호성을 지르며 나왔다. 

다들 흥분의 도가니 였다. 어려운 문제를 고민하여 마침내 문을 열고 탈출에 성공했을때의 그 뿌듯한 성취감이 멀리서도 전달되었다.

나와 친구들에게도 그 흥분이 전염이 되어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기 시작했다.

마침내 가방과 핸드폰등을 캐비넷에 맡기고.. 우리가 예약한 방에 입장하였다.

▶ 그녀의 직감

서현의 방탈출 카페 퍼스트 에이전트는 5개의 방이 있다.

5개의 방이 전부 연결된 이야기로 되어있는데,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한 대기업에 터러범들이 침입하여 직원들을 인질로 잡는다.  

특수경찰 '최상훈' 이 테러범들을 제압하고 인질들을 구하기위해서 대기업 사무실 건물에 몰래 침투하는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내가 선택한 두번째 방은 사무실 컨셉이었다. 동료들이 테러범들에게 모두 인질로 끌려갔는데, 다행히 여직원 한명이 책상 밑에 몰래 숨어서 인질로 잡혀가지 않았다. 텅빈 사무실에서 혼자 갖혀있는 여직원은 비상 열쇠를 찾아서 1시간 안에 사무실을 탈출해야 한다.

결국 1시간동안 우리팀은 헤매다가 탈출에 실패했다.

나혼자 힌트를 찾아 4개정도 자물쇠를 풀었는데, 친구들은 한문제도 풀지 못했다. 

머리가 굳은 공대생들은 역시나 쓸모가 없습니다 -_-ㅋ 나중에는 둘다 지쳐서

'나도 자물쇠를 풀어보는 손맛을 느껴보고 싶어!!' 라며 징징징..

참고로 힌트를 드리자면 생각지도 못했던 넌센스 같은 문제들이 많다.

알파벳을 숫자로 변환시켜서 생각해야 한다든가...

이런식으로 생각지도 못했던 패턴을 찾아야 하는데,회사생활 10년차에 머리가 굳어있는 공대생 3명이 만났으니, 문제가 풀릴리가 있나..

넌센스 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덧셈 뺄샘 곱셈 나눗셈 사칙연산을 총 동원했으니 문제가 풀릴리가 없다.

막판에는 인수분해 하고 미분 적분까지 할뻔 ;;;

탈출에는 실패했지만, 예쁜 기념사진을 남겼다.

내가 제일 문제를 많이 풀었는데, 친구들은 왜 나만 미워하는지.. 나한테 왜 총을 겨누시나요.. ㅠㅠ

탈출에 성공했으면 더 재미있었겠지만, 성공 못해도 친구들과 함께해서 더 재미있었던 시간이었다.

끝나고 저녁먹으러 가는길에도 계속 방탈출 게임 얘기로 떠들썩했다. 친구들은 한번 더 가자고 난리인데...

글쎄.. 너희들과 함께가면 내가 별로 이득이 없을것 같다.. 어쩜 그렇게 한문제도 못 풀수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