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해남/강진여행] 달마산 미황사 :: 땅끝마을 아름다운 절

Trable (여행 기록장)/국내여행

by 바람국화 2015. 9. 29. 20:53

본문

유홍준 선생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 소개된 첫번째 도시는 해남과 강진이다.

지금부터 15년전에 내 나이 스무살 어린시절 처음 여행다운 여행을 시작한곳. 땅끝이면서 여행의 시작인곳.

내 마음 한 구석에 언젠가 방문해야할 숙제처럼 남아 끊임없이 나를 부르던 곳이 바로 이곳 땅끝이다.

바쁜일상을 핑계삼아 미루고 미루다가 드디어 15년만에 다시 해남을 찾게 되었다.



 

 

 




염주를 굴리듯 한발 한발 미황사 입구 돌계단을 타고 오르면 병풍처럼 펼쳐진 달마산과 그 아래 대웅보전의 팔작 지붕이 춤을 추듯 흔들리며 다가온다. 단청이 없어 더 아름다운 미황사 대웅보전은 내 기억속 그 모습 그대로였으나, 없던 변화도 생겼다. 사천왕문이 새로 건설중이었고, 달마대사 석상 역시 이전엔 없던 구조물이다. 그 외에는 내 기억속 그 모습 그대로여서 나는 미황사가 오랜만에 보는 연락 뜸했던 단짝친구를 보는 것처럼 반가웠다.



 

 

 

 

 

 

 



멀리 보이는 달마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미황사는 정말 아름다운 절이다. 달마산의 이름이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달마대사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만 할 뿐이다. 

보통의 사찰들이 남쪽을 향하고 있는것과 달리, 미황사는 달마산과의 조화를 고려하여 남쪽을 향하고 있지 않다. 

단청이 모두 날아가 나무결이 고스란히 노출되어있어서 소박해보이는 대웅보전의 진짜 아름다움은 내부에 있다.




 

 

 



대웅전 내부의 대들보와 천장은 산스크리트어 문자와 천불도로 빼곡하게 그려져 있다. 그 아름다움이 인도의 아잔타 석굴 벽화, 중국 둔황막고굴의 천불 벽화에 비견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처음 스무살 어린시절 미황사를 보았을때, 나는 대들보의 용비늘 하나하나 살아서 뛰어올라 내 가슴속에 와락 달려들것같은 충격을 받았었다. 

시간의 흐름에 선명한 빛이 바랬기 때문에 느껴지는 경외감이었고 감동이었다. 


여행하는 사람들마다 여행의 주된 목적이 제각각이다. 어떤이는 맛집을 찾아다니는데 즐거움이 있고, 어떤이는 쇼핑에 즐거움이 있다.

나는 오래되고 낡은 역사 유물을 만나 그 시간의 흐름을 느끼는것을 좋아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나의 여행은 바로 여기 미황사에서부터 시작 되었으리라.




 

 

 



미황사 대웅전 천장에는 천명의 부처님이 그려진 천불화 때문에, 절을 세번 올리면 삼천배가 된다. 

하여 미황사에서 세번만 절을 올리면 한가지 소원이 이루어 진다는 재미있는 속설이 있다.

미황사를 둘러보고 내려오는길, 입장료 대신 사찰 앞 작은 찻집에서 솔잎차 한잔을 청해 마셨다.


끊임없이 나를 부르던 땅끝까지 왔지만, 나는 혼자 무엇을 찾아서 이곳에 왔는지 그 이유를 결국 찾지 못했다.

결국 함께하지 못하고 떠나보내야 했던 옛기억에 대한 향수일까, 아니면 순수했던 스무살의 나 자신에 대한 그리움 이었을까..

다시 오고 싶어 안달복달했던 곳을 다시 왔지만 15년이 지나 이제는 흐릿해진 기억은 다시 선명해 지지 않는다.

그때의 감정만 어렴풋 남아 담담한 웃음만 혼자 지었다.




 



# 2015.AUG 

# Haenam, Korea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