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에 왔으니 호치민 묘지는 꼭 둘러보고 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침을 가볍게 해결하고 구글 지도를 켜서 위치를 검색해보니 내가 있는 곳에서 호치민 묘소까지 걸어서 20여분이 걸린다고 나왔다. 잠시 그랩 택시를 탈까 걸어갈까 고민하다가 20여분 정도면 뭐 산책하듯이 걸어도 되겠다 판단했는데, 이 판단은 정말 오판이었다. 가끔 구글지도가 엉터리인 경우가 있는데,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한번 나를 헤매게 하더니 베트남에서도.. (나한 테 왜 이러세요 ㅠㅠ) 공산권 국가에서는 구글지도가 먹통인 걸까.. 라는 합리적 의심을 하면서 걷기를 거의 1시간이 넘어서야 호치민 묘소가 있는 바딘 광장에 도착했다.
호치민은 1969년에 사망했고, 호치민 묘는 1975년 베트남의 건국 기념일에 맞춰 건축되었다. 하노이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 중 하나로, 묘 전체가 대리석으로 연꽃의 모양을 참조하고 있다. 이 안에 호치민의 유체가 밀랍상태로 미이라화 되어 보존되어 있다.
검소한 성격이었던 호치민은 평소 죽으면 화장을 하여 베트남 전역에 자신의 뼛가루를 나누어 뿌려줄 것을 유언으로 남겼으나, 이 바람은 결국 이루어 지지 않았다. 호치민이 20년 장기 집권후에 사망하였을 때 베트남은 미국과의 전쟁이 한창이었다. 나라가 혼란에 빠질 것을 우려한 당시 공산당 지도부는 결국 호치민의 유해를 영구 보존하여 정치선전의 도구로 삼기로 결정한다.
보통 권력자의 시신이 박물관의 박제 신세가 되는 것은 후계자들이 그 후광을 이용하여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목적이 바탕에 깔려 있다. 현재까지 대표적인 공산주의 지도자 4명 (레닌, 스탈린, 마오쩌둥, 호치민)을 포함하여 북한의 김일성과 김정일까지 총 11구의 시신이 밀랍 처리되어 영구보존 되어 있다고 한다.
※ 호치민 묘 관람 시 주의사항
호치민 묘소는 하절기에는 07:30~10:30, 동절기에는 08:00~11:00에만 출입이 가능하며 및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에는 휴관한다. 그리고 매년 10월에는 호치민 시신의 방부 처리를 위해 폐관한다.
호찌민 묘소 구내에서는 사진 촬영뿐만 아니라 전자 기기의 휴대 및 사용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만일 호치민 묘소에 들어가는 경우에는 휴대전화를 제외한 모든 전자·통신 기기를 입구에 맡겨 놓고 들어가야 한다. 참배를 마치고 반대편으로 나오면 입구에서 맡겨 두었던 전자·통신 기기를 찾아갈 수 있다.
음료수 등의 수화물도 반입할 수 없으며, 반바지와 샌들 민소매를 입고 있으면 입장이 제한될 수도 있다.
[호치민 관저와 주석궁]
호치민이 생전 업무를 봤다는 관저와 주석궁이 바로 옆에 있다. 평소의 검소했다는 호치민의 일상을 잠시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덥고 사람 많은 데다가 이미 지쳐서 사진은 몇 장 찍지 않았다. 대충 둘러보고 나오기전에 노천카페에 잠깐 앉아서 코코넛을 주문했다. 빨대를 꼽아서 시원한 물을 마시고 나니 점원이 들고가서 반으로 쪼개어줬다. 한국에서 먹었던 생 코코넛은 별로 맛이 없었는데, 베트남 코코넛은 아주 달고 시원했다.
[호치민 박물관]
묘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박물관이 있다. 베트남 전쟁의 역사와 관련된 유물이 많은 곳이라 같이 둘러보고 가기로 했다.
박물관을 나오는 길에 타이어를 잘라 만든 신발을 팔고 있다. 베트남 전쟁 당시 물자가 부족해서 베트남 사람들은 타이어를 잘라서 신발로 만들어 신었는데, 호치민도 즐겨 신었다고 한다. 구경하는 사람은 많은데 구입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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