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101빌딩은 여행 책자 마자 빠지지 않고 꼭 가봐야 할 대만 주요 관광지로 이름이 올라 있다. 2009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었던 101빌딩은 지금은 ‘버즈 두바이에’ 1위자리를 빼앗겼지만 여전히 여행자들에게는 인기있는 곳이다. 1층에서 표를 끊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기까지 30분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하지만 나는 올라가보고 좀 실망한 곳이다. 흐린 날씨 덕분에 야경이 별루였던 점도 있지만, 날씨가 좋았다고 했더라도 타이베이의 야경은 특색 없고 재미없어서 굳이 시간을 내서 입장료를 내고 오래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매력 있지는 않았다.
신비스러운 옥 빛이 감도는 건물은 얼핏 하늘을 향해 자라고 있는 죽순 같기도 한데, 8층씩 묶어 총 8단으로 만들어졌다. 성장과 번영을 의미하는 한자와 발음이 비슷해서 숫자 8을 중국사람들이 가장 좋아하기 때문이다.
까마득히 높은 고층 빌딩에서 내려다본 대만의 야경은 서울의 흔한 야경과 별로 다를 바가 없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이곳에서 먹는 망고맥주가 맛있다는 정보를 입수해서 맥주를 주문했다. 달달한 망고 과즙이 듬뿍 들어있는 과일맥주를 기대했으나 막상 받아 든 것은 아이스크림 한스쿱이 둥둥 떠있는 평범한 맥주였다. 먹어보고 무척 실망. 한국에서도 망고아이스크림 하나 띄워서 먹을 수 있는 것을 굳이 대만까지 와서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91층에 야외 전망대가 있어서 올라가봤다. 안개가 몰려오고 있어서 시야가 점점 안 좋아지고 있었다.
밖으로 나오자 마자 후덥지근한 공기가 숨을 턱 막히게 해서 사진은 몇 장 찍지 않고 바로 내려왔다.
전망대 옆에 있는 문으로 내려가면 커다란 쇠로 만들어진 둥근 추를 볼 수 있다. 높이 550츠, 무게 680t의 이 공의 이름은 댐퍼 Damper 라고 하는데, 진동완충장치이다. 강풍이 불거나 지진이 날 경우 빌딩의 중심을 잡아주는 무게 추 역할을 한다. 실제 지진이 났을 때 Damper 가 크게 요동치는 동영상을 유투브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다.
(동영상을 보고 있자면 건물이 쓰러질 것 같아 좀 무섭기도 하다)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와 LOVE 조형물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오늘 일정을 마무리 했다. 저녁을 먹을 시간이 없어서 숙소로 돌아와서 컵라면으로 간단히 저녁을 때웠다.
아마도 다시 대만을 여행할 일이 있다면 101빌딩은 내 여행계획에서 다시 찾지는 않을 것 같다.
차라리 101 빌딩을 포기하고 맛있는 저녁을 먹을걸 하는 후회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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