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도 대만여행에서 잘 했다고 생각하는 것 두가지가 있다. 하나는 단수이에서 일몰을 본 것, 두번째는 지우펀에서 2박을 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게을러서 보러 가지 않는 일몰을 부득불 해외에 나와서 사진을 남기겠다고 여행가기 전부터 대만의 일몰 명당과 일몰 시간을 체크하고 있었으니 내가 생각해도 나 자신이 참 대단하다.
항상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휴가를 와서 느긋하게 쉬다 가겠다 결심하지만, 언제나 나의 여행은 하나라도 더 보겠다는 강행군이다. 언제 다시 와보겠냐는 조바심으로 하나라도 더 보겠다고 아등바등 다니다가 여행 후반에는 기어이 녹초가 되어 앓아 눕고 후회를 하고는 한다.
사실 대만은 가까운 나라이니까 마음을 내려놓고 느긋하게 돌아보고 왔어야 했다.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와야 다시 한번 더 가겠다는 핑계거리가 생기니 말이다. 역시나 힘들었던 대만 일정 중에 특히나 이날이 가장 강행군이었지만, 그래도 돌아와 남은 사진을 정리해 보니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해질 시간이 되니 '위런마터우'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있는 다리를 연인이 함께 건너면 헤어지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래서인지 예쁜 연인들이 데이트 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을 보고있으니 나 역시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생각났다.
해는 점점 기울고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수평선 너머로 아름답게 지는 해를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먼 바다 쪽의 짙은 구름이 해를 가려버리고 말았다. 반쪽짜리 일몰이었지만 그래도 이만큼 이라도 날씨가 좋았음에 감사하자 생각했다.
대만도 우리나라처럼 중국 발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아 흐린 날이 많다고 한다. 그러니 이만큼 이라도 괜찮다고 애써 서운한 마음을 달랬다.
한국과 대만이 시차가 한시간 차이니까, 지금 바다 넘어 유럽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저 해는 한시간전에 한국에 있는 내 가족들과 친구들을 비추고 있었을 것이다. 지는 해를 보고 있 자니 괜히 평소에는 하지 않을 이런 센치한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술렁거렸다. 여행은 메마른 감수성의 공대여자도 이렇게 뻔하고 유치한 작가(?)로 만드나 보다.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고 등대의 불이 켜지는 것을 보며 돌아가는 길을 서둘렀다. 다행히 '위런마터우'에서 단수이 역까지 가는 수상버스가 있어서 돌아오는 길은 편하게 왔다. 생각보다 수상버스 막차시간이 빨라서 내가 탄 배가 막차였다. 조금만 늦었 어도 돌아가는 길이 힘들었을 뻔했다. 이런 작은 행운이 여행을 참 행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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