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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여행] 타박타박 걸어서 단수이 구경하기

신나는 해외여행/2017 대만

by 바람국화 2018. 4. 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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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래된 것들을 사랑한다. 세월이 흘러 이끼 끼고 낡은 건물은 저마다의 사연이 담겨 있어 보고 있자면 나에게 그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줄 것 같다. 대만 여행을 떠나기 전에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을 일부러 챙겨봤다. 첫사랑의 순수함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배경을 보며 대만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커져갔다.

타이베이 도심에서 MRT 단수이선을 타고 40여 분을 달려 단수이 역에서 내렸다. 대만에서도 여러 좋은 곳들이 있지만, 단수이는 나처럼 옛것들을 좋아하는 레트로 감성의 여행자라면 취향을 저격당할 곳이다. 나는 금세 이곳과 사랑에 빠졌다.

 

 


담수용산사 淡水龍山寺

 

 

 

단수이 역 근처에 작은 전통시장이 있는데, 시장 골목 사이에 작은 사원이 하나 숨어있다. 단수이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 중에 하나이고 유명하지 않은 곳이라 외국인들이 거의 찾아오지 않는다. 작은 사원으로 한 바퀴 둘러보면 끝인 소박한 곳이지만, 고요한 분위기에 신비스러운 느낌이었다. 굳이 보러 올 정도는 아니지만, 지나가는 길에 동선이 괜찮다면 잠깐 들렀다 가는 것도 괜찮다.

 

 



담수청수사 Tamsui Qingshui Temple 淡水清水巖

 

 

 

청수사는 맑은 물이라는 뜻이다. 용수사가 바다의 신 용왕을 모시는 사원이라면, 청수사는 민물 민속신앙의 중심지이다. 여기도 역시 한국인에게 유명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지나가다 한번 눈요기할 정도는 된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금색과 붉은색으로 장식된 사원 내부는 굉장히 화려했고, 기도하는 향으로 신비한 느낌이었다.

 

 


 

 

사원을 지나 부지걸어 다음 목적지 담강중학교로 가는 길은 아기자기한 벽화들로 심심하지 않았다.
지나가는 길에 커다란 동상을 하나 만났는데, 대만의 의학 치료를 위해 일생을 바친 맥케이(Mackay) 선교사를 기리는 동상이다.

 

 


담강고등학교 新北市私立淡江高級中學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촬영지로 유명한 담강중학교에 도착했다. 평일 낮 시간이라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다. 아쉬운 마음에 정문에서 사진만 찍고 돌아서는길에 CF 촬영을 하고있는 방송팀을 만났다. 이국적인 풍경 덕에 대만에서도 이곳이 핫 플레이스인것이 분명하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을 매개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든다. 백 년 전의 건물에 백 년 후에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는 생각만으로 어쩐지 나도 영화 속에 함께 들어가 있는 것 같아서 찌르르 한 느낌이 들었다.

 

 


진리대학 (Oxford College) 理學堂大書院

 

 

 

캐나다 선교인 마셰박사 기독교 포교를 위해서 건립한 대만 최초의 대학교이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을 본떠 '옥스퍼드 대학' 이란 명칭으로 건립했다. 교정은 중국 양식과 서양의 양식이 묘하게 뒤섞여 색다른 느낌이었다. 인증 사진을 남기려는 관광객들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홍마오청 淡水紅毛城

 

 

 

400년 전 유럽에서 건너온 외국인들은 이곳 단수이에 최초로 뿌리를 내렸다. 바닷가 옆 언덕 높은 곳에 붉은 벽돌로 지은 이 건물을 대만 사람들은 붉은 머리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고 해서 홍모성(빨간머리성) 이라고 불렀다. 나중에 이 별명이 정식 명칭이 되었다. 영국 영사관으로 사용하다가 현재는 일반인에게 개방하여 기념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화려한 내부 장식과는 달리 사실은 대만의 아픈 식민 역사를 보여주는 비극적인 기념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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