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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여행] 국립고궁박물원 :: 건륭제가 아끼던 자금성의 보물들이 대만에 있는 이유

신나는 해외여행/2017 대만

by 바람국화 2018. 2. 11.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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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여행 둘째날, 아침 일찍 일어나서 길을 나섰다. 오늘 첫번째 목적지는 대만의 국립고궁박물원. 이곳은 대만 여행을 할때면 꼭 들러야하는 유명한 곳이라서 패키지 단체 관광객들이 시간차로 몰려오는 곳이다. 인파에 치어서 제대로된 관람을 못할것 같아서 평일 오전에 서둘러 다녀오기로 전략을 세웠다.

 

 

 

 

구글에서 버스노선을 검색하고 버스를 타러 가는길에 토스트를 파는 가게를 발견해서 아침을 해결했다. 한문으로 된 메뉴판을 읽지 못해서 눈치와 손짓으로 주문한 음식은 생선까스 모양의 패티가 들어있는 피쉬버거 였다.생선인데 괜찮겠냐는 가게 점원의 걱정과는 달리, 계란후라이와 치즈한장이 어우러진 피쉬버거는 생각보다 맛있었다. 시원한 두유도 한잔 쪽쪽 빨아먹고 다시 고궁박물원으로 발길을 서둘렀다.

 

 

 

 

건륭제가 아끼던 자금성의 보물들이 왜 대만에 있을까?

 

1965년에 개관한 타이완의 국립고궁박물원은 세계 5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나머지 네곳은 런던 대영박물관, 파리 루브르 박물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이다.
중국에도 고궁박물원이 있지만, 유물의 규모나 질적인 면에서 대만의 박물관이 압도적이다. 한마디로 자금성의 보물이 모두 대만에 와 있는 것인데 , 그 이유를 알려면 중국 근대사의 라이벌 장제스와 마오쩌둥의 이야기를 알아야 한다.

 

"나라가 없어도 살 수는 있지만 문물 없이 살 수는 없다."
- 장제스

 

막강한 군사력과 권력, 자원을 손에 쥐고 중국을 통일한 장제스는, 결국 농민 혁명군을 이끈 마오쩌둥에게 패배하여 대만으로 쫓겨난다. 중국 전통문화에 애착이 많았던 장제스는 피난민을 이주시킨다는 핑계로 미군에게서 군함을 빌린 다음 자금성 고궁박물관에 있던 유물 중 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유물 29만 점과 전국 각지의 유물 60만 8천점을 모조리 선발해서 싸 짊어지고 피난길에 올랐다. 문화재를 가득 채운 배를 차마 침몰 시킬 수가 없어서 마오쩌둥이 장제스가 도망가는 모습을 보면서 공격을 하지 못했다는 후일담도 있다.

이런 사유로 자금성의 보물들이 다 대만으로 건너오게 되었는데 그중에서 특히 건륭제가 아끼던 보물들이 많았다고 한다. 중국은 그뒤에 '낡은 문화는 버리고 새로운 사회주의 문화를 창조하자'는 '문화혁명' 의 폭풍이 휘몰아쳐서 수많은 문화재들이 파괴되었으니, 장제스의 피난 덕분에 중국의 소중한 보물들을 지킨 셈이 되었다. 귀한 보물들을 볼 수 있게된 후손들의 입장으로서는 고마운 일이다.
자금성, 즉 이미 사라진 왕조의 궁전이라는 뜻으로 대만의 고궁박물원은 故를 쓰고 있다. 참조로 한국의 고궁박물관은 古를 쓰고있다. 옛 안방이라는 뜻이다.

 

 

 

 

이른시간인데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로 박물관은 북적거렸다. 단체로 여행을 온 일본인 수학여행단이 박물관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내가 어렸을적만 하더라도 수학여행으로 해외를 간다는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는데, 요즘은 대만이나 일본정도는 흔한 여행지가 되었으니 생각해보면 참 신기하고 재미있다.

 

 

 

 

한국어 해설이 제공되는 오디오 가이드는 TWD 150 인데 혹시 몰라서 일단 빌리기는 했는데 별로 듣지는 않았다. 그러고 보면 나는 루브르 박물관에서도 3시간만에 지루하다고 뛰쳐나온 사람이었다;; 오디오 가이드를 차분하게 듣고 있을리가 없지.. 그래도 역시 해외에 나가서 할까말까 망설일때는 혹시 모르니 하고나서 후회하는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웃음)

 

 

 

 

상아투화운룡문투구(象牙透花雲龍紋套球 )

수많은 보물들 중에서 특히 나의 호기심을 자극햇던 유물은 상아를 잘라만든 공예품이었다. 코끼리 앞니를 둥그렇게 잘라 만든 이 원형구는 당시 노리개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상아를 섬세하게 조각한 원형 구 안에 겹겹이 구가 계속 들어있는데 17개나 된다. 상아를 계속 안쪽으로 파들어가면서 조각한 것으로 잘라붙임이 전혀 없고 서로 붙어있지도 않아 자유로운 회전이 가능하다. 현대의 유명한 공예가가 이 기술을 흉내내어 제작한 결과 간신히 14개의 구만 성공했다고 한다.

 

 

 

 

취옥백채 (翠玉白菜)

윗부분이 녹색, 아랫부분이 하얀색인 하급 옥이 섬세한 조각으로 국보급 보물로 다시 태어났다. 배추보석은 고궁박물원을 대표하는 인기 유물이다. 청 말기 광서제의 왕비가 혼수로 궁중에 갖고 들어온 예물인데, 줄기가 투명하고 잎이 푸른 배추는 신부의 순결함을 상징한다. 이파리에 앉은 여치 두마리는 번식력이 빠른 곤충으로 금슬좋게 자식을 많이 낳아 번성하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워낙 볼거리가 풍성한 박물관이라 전시관 안을 모두 둘러볼려면 6시간정도 관람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우리는 일정상 4시간만둘러보고 나왔다. 빛에 민감한 회화 그림 작품들은 촬영금지로 제지하지만, 다른 박물관 소장품들은 사진을 찍을수가 있다. 다만 카메라 플래시는 절대로 사용하면 안된다. 전시관 입구마다 사진촬영 가능 여부가 안내되어 있다.

 

 

 


박물관 지하에는 장제스의 동상이 모셔져 있다.
이곳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다음 목적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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