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쿤에 대해 알아보자
아메리카너구리,라쿤이라고 부르는 이녀석. 이름만 보면 너구리와 사촌지간 처럼 보이지만 생김새가 조금 비슷하다는 점 외에는 전혀 관련 없는 동물이다. 일단 분류부터가 너구리는 개과이며 라쿤은'아메리카너구리과(라쿤과)'이다.
미국과 캐나다에 많이 살고 있는데, 잡식성으로 식성이 좋아 민가에 자주 출몰하고, 특히 사람들의 발길이 많은 캠핑장에서는 텐트를 찢고 음식을 훔쳐가는등의 말썽을 부리는것으로 유명하다.
일본사람들도 라쿤을 참 좋아하는데, 유명한 애니메이션 '보노보노'의 너부리가 라쿤이다 (!)
라쿤이 귀엽다고 생각한 일본은 애완동물로 데려왔다가, 야생에서 번식한 라쿤이 엄청나게 늘어나서 골머리를 썩히고 있다고 한다. 영리하고 적응력이 뛰어난데다가 천적도 없으니 개체수가 불어나는것이 순식간인 모양이다.
결국 여기저기서 말썽을 피우고 있는 이 귀여운 생명체는, 그 피해 정도가 심하여 미국과 일본에서는 유해동물로 지정되어 개체수를 조절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 라쿤카페가 많이 생겨서 한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라쿤을 볼 수 있다. 성남에도 라쿤카페가 하나 생겨서 친구들과 다녀왔다. 라쿤 3마리와 다양한 종류의 멍멍이 들이 북적거리고 살고있는곳. 가게 이름 '커피타는 너구리'가 참 귀엽다.
|너구리가 직접 커피를 타주지는 않는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개들이 요란하게 와서 반겨줬다. 라쿤들이 주머니를 뒤지고 옷을 타고 기어오르기 때문에 외투는 입구에 걸어놓고 들어가야 한다. 입구에 코트를 걸어놓고 손을 소독한 다음 슬리퍼를 갈아신고 카페에 입장했다. 입구에서 애견카페 특유의 개비린내가 조금 났지만, 심하지는 않은 편이다. 카페에 들어가서 얼마후에 후각이 마비되었는지 더이상 느껴지지않았다.
주문을 하기위해 카운터 가까이 다가갈 경우 라쿤이 사람을 타고 주방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저 멀리서 소리쳐서 커피를 주문해야 한다. 유난스러운 녀석들덕분에 별 경험을 다한다. ㅎㅎ 호기심 많은 녀석들이 가방을 뒤지기 때문에 들고왔던 가방들도 전부 카운터에 맡겼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가게 이름과는 달리 너구리가 직접 커피를 타주지는 않는다 (...)
Menu List | 커피타는 너구리 |
||
01 |
아메리카노 |
7,500 |
02 |
카페라떼 |
8,000 |
03 |
생과일주스 |
9,000 |
※ 음료 가격은 입장료가 포함된 가격입니다. 1인 1주문이 원칙 입니다. |
커피타는 너구리는 2016년 11월에 오픈한 가게다. 강아지들도 아직 생후 6개월 ~ 10개월정도 된 어린 녀석들이 대다수라서 호기심이 왕성하다. 골든리트리버 강아지는 이가 근질거리는지 틈만나면 가구 모서리를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카페 내부에 유리로 격리된 작은 방이 하나 있는데, 여기는 라쿤의 출입이 금지된 곳으로 생후 3개월된 아기 강아지들이 머무르고 있다. 사람들이 출입하는 사이에 라쿤 한마리가 몰래 침입했다가, 곧 사장님에게 연행되어 끌려 나왔다.
나는 동물들을 좋아하긴 하지만, 멀리서 두고 '귀엽네..' 하고 구경하는것을 좋아하는 터라 강아지들이 몰려있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는데, 호기심 왕성한 강아지들이 끊임없이 다가와서 우리를 감시하고 돌아 간다.
오지마! 오지말라고! ㅋㅋㅋ
커피는 뚜껑이 있는 머그잔에 담겨져 나왔다. 손잡이가 있는 플라스틱 머그잔은 이동할때 항상 들고 다녀야 한다.
잠시 한눈을 파는사이에 라쿤의 표적이 될 수 있다.
|라쿤에게 검문을 당하다
카페 구석에 위치한 한적한 테이블에서 수다를 떨고 있는데 , 잠시후 개구쟁이 라쿤 한마리가 다가와서 우리 짐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일단 내 카메라 렌즈가 들어있는 파우치에 어마어마한 관심을 보였다. 설마 저 가방을 열겠어? 했는데 집요하게 가방을 뒤지는것이 결국 비싼 렌즈에 큰일을 낼것 같아서 얼른 빼앗았다.
가방을 뺏기고 나서 테이블 위로 기어 오르더니 우리의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한다. 라쿤에게 철저하게 검문 당하고, 먹을것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받고 나서야 우리는 이 개구쟁이 녀석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한바탕 폭풍이 휘몰아친것 같은 야단법석이었다. 누군가 라쿤을 보고 손달린 비글이라고 하더니 정말 정확한 표현인것 같다. 우리 테이블을 떠난 라쿤은 사장님의 주머니를 뒤져서 기어이 간식을 하나 꺼내어 갔다.
강아지들 구경하며 우리끼리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여사장님이 오시더니 우리 품에 닥스훈트를 안겨주시고, 애견간식도 조금 테이블 위에 올려주고 가셨다. 우리딴에는 조용히 강아지들 구경하는 재미를 만끽하고 있었는데, 사장님이 보시기엔 애견들과 멀리 떨어진 외진 자리에서 우리끼리 있는 모습이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손님들 모두 동물들과 어울릴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써주시는 모습이 고마웠다.
정작 닥스훈트는 테이블위에 있던 간식을 낼름 받아먹더니 도망가 버렸다. ^^
강아지 : 키워
나 : 네?
강아지: 키우라고!
|유리벽 안쪽은 라쿤 출입금지 구역
유리벽 안쪽 라쿤이 출입할수 없는 청정구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은 생후 3개월미만의 새끼 강아지들이 있는 곳이다. 여기에서 강아지들 분양도 한다고 하니 마음에 드는 강아지는 집으로 모시고 갈 수도 있다.
배냇털이 뽀송뽀송한 아기 강아지들은 함부로 씻기고 미용할 수가 없기때문에 꼬질꼬질한 모습이다. 조심조심 안아보니 얌전히 안기는 모습이 벌써 사람손을 많이 탄 모양이다.
말랑말랑한 분홍색 발바닥이 귀엽다.
유리문 밖에서는 라쿤과 웰시코기가 격렬하게 몸싸움하며 노느라 난리도 아니다.
정말 바람잘날 없이 정신없는 카페인듯.
그런데 다녀오고나서 저 개구쟁이 라쿤 녀석이 또 보고싶어지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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