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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여행] 닌빈성(Ninh Binh) 짱안(Trang An) 보트투어

신나는 해외여행/2018 베트남

by 바람국화 2018. 10. 27.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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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주간의 베트남 출장을 다녀왔다. 매년 두 번 이상의 해외여행을 다닐 정도로 여행에는 나름 잔뼈가 굵은 나였지만, 2주나 되는 장기 출장은 처음이어서 조금 긴장을 하고 베트남으로 떠나왔다. 확실히 내돈 쓰며 다니는 여행과 남의 돈 벌기 위해 다니는 여행은 전혀 다르더라. 매일 늦은 시간까지 공장에서 야근을 하다가 호텔에 들어와서 파김치가 되어 기절하듯 잠드는 일과의 반복이었다. 베트남에 도착한지 1주일이 되도록 제대로 된 베트남 쌀국수 한 그릇 못 먹어봤으니 더 말해서 무엇 하리..

그렇게 바쁜 시간을 보내고 처음 맞는 주말이 되었다. 원래는 혼자 하노이에 가서 관광을 하고 올까 했는데, 생산팀 친구들이 단체로 짱안으로 차를 대절하여 관광을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현지인들이 가는 소풍에 외국인인 내가 껴도 될까 싶어서 조심스레 함께 가도 괜찮겠냐고 물어봤더니 흔쾌히 함께 가자고 환영해 주었다. 이리하여 운 좋게도 베트남 현지 친구들과 함께 짱안 관광을 하게 되었다. 나로서는 현지인들의 생활과 문화를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하노이에서 기차로 2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중소도시 닌빈성(Ninh Binh)은 평온한 들판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곳은 물에 침식되기 쉬운 석회암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자연은 오랜 침식 작용을 거쳐 수많은 천연 동굴과 석회암 바위산이 어우러진 신비로운 그림을 완성했다. 너른 평야 사이에 불쑥 솟아 있는 석회암 바위산들은 깨끗한 호수와 어우러져 무척이나 아름답다. 덕분에 <육지의 하롱베이> 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보통 하노이에서 당일치기 여행상품으로 예약할 때, 땀꼭(Tam Coc)과 짱안(Trang An)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 두 곳의 풍경이 비슷하기 때문에 두 명소 모두 방문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작은 보트를 타고 물길을 누비며 우뚝 솟은 바위산과 석회암 동굴을 둘러보는 풍경이 비슷하기 때문에 흥미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땀꼭 투어는 호아르 사원이 포함되고, 짱안 투어에는 바이딘 사원이 포함된다.

예전에는 닌빈성의 대표 관광지 땀꼭을 많이 찾아갔지만, 최근에는 2014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짱안을 찾아가는 여행자들이 크게 늘었다고 한다. 땀꼭보다 짱안이 조용하고 호객행위도 적다고 했다. 베트남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짱안 관광이 유행처럼 보였다.

 

작은 소형 버스를 빌려 타고 새벽 5시에 숙소에서 출발했다. 인기있는 관광지라 아침 일찍 사람이 붐비기 전에 도착해야 하는 것은 한국이나 베트남이나 매한가지인 모양이다. 각자 여자친구나 와이프를 데려와서 우리 인원은 꽤 많았다. 떠들썩한 버스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 친구들을 보니 문득 내 어린시절 아버지 회사에서 가족단위 야유회를 갔던 추억이 떠올랐다. 요즘은 개인화 되어서 가족단위 야유회가 거의 사라졌지만,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만 하더라도 아버지 회사에서 온가족이 함께하는 행사가 많았었다. 문득 베트남의 현재 모습이 90년대 초반 정도의 한국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부지런히 새벽에 출발한 덕분에 짱안에 이른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관광지 입구와 비슷한 풍경의 노점상들을 지나서 보트에 승선했다. 보트에는 4~6명이 탑승하며 코스를 시간에 따라 A~C까지 고를 수가 있다. 우리는 2시간반정도 관광을 하는 코스를 선택했다. 오렌지색 구명조끼를 갖춰 입고 사공이 느릿느릿 노를 저어가는 보트가 출발했다.

 

 

 

유유자적 흐르는 뱃길을 따라 주변 경치를 감상한지 20여분쯤 지나 한 사원 앞에 보트가 멈춰 섰다. 딱히 몇 시까지 오라는 소리는 하지 않았으나 작은 섬 속의 사원이라 둘러보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관광객들이 사원을 둘러보는 동안 사공들은 잠시 주변에 배를 정박하고 쉬고 있었다. 보트가 많아서 내가 탄 배를 찾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뱃사공이 내 얼굴을 기억하고 손을 흔들어주었다.

 

 

 

 

짱안 보트투어에서는 석회암 동굴을 3개 지나는데 첫번째 동굴이 가장 크고 아름다웠다. 나머지 두개의 동굴은 인공으로 뚫은 반듯한 동굴이어서 그다지 볼거리는 없었다. 첫번째로 지나가는 석회동굴의 좁고 낮은 입구를 지나자 안쪽으로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생각보다 아름다운 모습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두번째로 정박한 곳에는 베트남의 전통 가옥이 하나 있었다. 우리 팀 베트남 현지인 친구가 어렸을 적에 살던 집과 똑같다고 했다. 지금은 베트남이 많이 발전되어 새 건물들도 많고 아파트도 많지만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집들이 흔했던 모양이다. 지금도 시골 어디인가 여전히 누군가가 이런 낡은 집에서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두번째 사원은 첫번째 보다 좀 큰 규모였지만, 역시 둘러보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중간중간 뱃사공이 지칠 때쯤 함께 노를 저어주며 세번째 목적지에 닿았다. 이곳은 영화 킹콩 시리즈 중에 하나인 <콩:스컬아일랜드> 촬영지라고 한다. 킹콩관련 홍보물은 전혀 없었지만, 뱃사공이 킹콩 촬영지라는 것을 강조했다. 아마도 할리우드에 지불해야하는 로열티 때문에 킹콩관련 홍보물이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길을 따라 이동하면 원시부족 부락처럼 꾸며 놓은 장소가 나온다. 움집 앞에 서있는 원시인 복장의 사람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일정금액의 팁을 줘야 한다. 여기까지 둘러보고 다시 보트에 승선하면 보트 투어가 마무리된다. 시간은 2시간 반정도 걸렸다. 배를 내리기 전에 베트남 친구가 팁을 건네 주었다. 팁 강요는 없었지만 매너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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