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홍콩] 1881 헤리티지 Heritage 와 심포니 오브 라이트 Symphony of Lights

신나는 해외여행/2016 홍콩, 마카오

by 바람국화 2016. 7. 13. 22:21

본문






홍콩여행의 시작은 충동적이었다. H 언니와 J 언니 를 만나 가볍게 맥주 한잔 하는 자리에서 , 우리 셋 모두 해외여행에 몸이 달아있음을 깨달았다. 휴가를 길게 내기 힘들었던 두언니들의 스케쥴을 맞춰서 2박 3일의 짧은 해외여행 일탈을 꿈꾸게 되었다. 2박3일이라는 시간의 제약으로 갈수 있는 나라는 한정이 되어있었다. 개인적인 걱정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 일본은 원전 사태 이후로 평생 방문하지 않기로 결심했기때문에 제외 되었다. 논의 끝에 우리의 의견은 홍콩으로 모아졌다. 이렇게 나의 두번째 아시아 국가 여행지는 홍콩으로 정해졌다. 


J언니의 추진력으로 다음주에 바로 비행기 예약이 끝났고, 호텔예약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언니들의 추진력에 엄지 척 (-_-b). 역시 여행이란 충동적으로 저질러야지 떠나게 되는것 같다. 다음에 함께 가자.. 라고 말만 꺼내서는 결국 공염불에 그치고, 평생 떠날수 없다. 미친척 저지르면 어떻게든 해결이 되는것이 여행이다.  J언니 H 언니 모두 자유여행은 처음이라고 했다. 하지만 처음이라는 걱정과는 달리 J 언니가 홍콩의 맛집 목록을 모두 파헤쳐서 공부해와서 편하고 즐겁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었다. 어찌보면 언니들이 차려놓은 여행밥상에 나는 숟가락만 얹은 모양이라 언니들에게 감사한 마음.










부지런을 떨어 새벽 비행기를 타고 홍콩에 꽤 이른시간에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숙소를 찾아 느긋하게 짐을 풀고 한숨을 돌렸더니 점심시간이 한참 지나 있었다. 아무래도 초행길이라 긴장된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짐을 풀고나서 한숨을 돌리니 배가 고파졌다. 기내식으로 먹은 음식이 마지막 식사였으니 아무래도 그럴수밖에. 숙소가 침사추이 근처라서 늦은 점심을 먹으러 식당을 찾아나섰다. 헤매다니다가 적당한 식당으로 들어가서 적당한 음식을 주문했다. 메뉴판이 중국어로 되어있어 졸지에 우리는 까막눈이 되었다. 적당히 눈치로 완탕과 밥 종류를 주문했다. 식사는 아주 맛있다고는 할수 없지만 나쁘지 않았다. 낯선 향신료의 음식을 먹으면서 이제서야 외국에 여행 왔구나 하는 사실이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 1881 헤리티지 Heritage 








늦은 점심을 먹고 주변 산책에 나섰다. 정복과 침탈의 역사가 긴 홍콩에는 오래된 건물들이 드물다. 우리나라도 일본의 오랜 점령으로 고유의 문화가 훼손되었고, 전쟁으로 수많은 문화재들이 폐허가 되었다. 홍콩 역시 마찬가지로 고유의 문화라고 부를수 있을만한것이 거의 없었다. 침사추이에 있는 헤리티지 백화점이 131년이 된 건축물인데, 이정도 나이의 건물이 홍콩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best 3 안에 들어간다.


해리티지는 홍콩 해양 경찰의 본부로 사용하기 위해 1881년 건축을 시작하여 1884년에 완공되었다. 1994년 정부 기념물로 선정된 후 개보수되어 지금은 전 객실이 스위트룸인 호텔과 호화 쇼핑몰들이 들어서 있다. 유럽풍의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웨딩촬영을 하는 커플도 눈에 띄었다. 











영국 식민지 역사가 길었던 홍콩은 중국에 반환되고 나서도 정체성으로 혼란을 겪었다고 한다. 지금도 상류층들은 영국식 영어를 사용하는것에 특권의식 비슷한것을 느낀다고 한다. 아시아 국가들 중에서도 영어가 잘 통하는 국가로 알려진 홍콩이지만, 중국에 반환된지 20년이 지나 중국어가 공용어로 사용되고 나서는 영어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홍콩사람들은 우리나라 사람들보다는 영어 사용이 자유로운 편이다. 경험해보니 고급 호텔과 백화점에는 영어가 수준급으로 전혀 불편함이 없었지만,  현지인 들이 많이 찾는 작은 식당에서는 영어가 통하지 않았다. 택시운전이나 건물 청소 같은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들은 본토에서 넘어온 이주민이 많아서인지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 홍콩의 야경 :: 심포니 오브 라이츠 (A Symphony of Lights) 








침사추이 주변을 설렁설렁 구경하는동안 날은 서서히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침사추이 시계탑 Tsim Sha Tsui 주변으로 사람들이 서서히 모여들기 시작했다. 매일밤 8시 이곳에서 화려한 레이져 쇼가 시작이 된다. 8시가 되기에는 조금 이른시간이지만, 편하게 앉아서 레이져쇼를 구경하기위해서는 30여분정도 서둘러서 빅토리아 하버쪽으로 이동하는 편이 낫다. 


별들이 소곤대는 홍콩의 밤거리' <홍콩아가씨> 노래가 발표될 1952년만 하더라도 한국전쟁이 한창인 어렵고 험란했던 시절이었다. 하루하루 먹고 사는것이 최대 과제였던 우리들에게 불이 꺼지지 않는 화려한 홍콩 도시는 동경과 부러움의 상징이었다. 지금이야 우리나라도 홍콩에 버금가는 고층건물들과 화려한 야경으로 아름다운 도시가 되어서 (직장인들의 야근 파워!) 더이상 홍콩의 야경이 특별하지 않지만, 관람요금 없이 공짜로 주어지는 빛 축제를 마다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우리가 방문한 5월은 침사추이의 상징 시계탑이 수리중이라서 구경도 못하고 돌아왔다 ㅠㅠ














심포니 오브 라이트(A Symphony of Lights)는 빛의 교향곡이라는 뜻으로, 2004년 홍콩 관광청이 투자하여 기획 제작한 레이저 쇼 이다. 빅토리아 하버를 둘러싼 수많은 고층 건물들이 음악에 따라서 일사분란하게 레이저를 쏘아대는 모습이 오케스트라의 합주를 연상하게 한다. 화요일과 목요일, 토요일에는 중국어로, 월요일과 수요일 금요일에는 영어로 나레이션이 진행된다. 루프탑 바나 (looftop bar) 높은 전망대에서 보는것도 괜찮지만, 역시 빛의 교향곡을 제대로 즐기려면 침사추이 시계탑앞의 하버 전망대에서 음악과 함께 감상하는것이 즐겁다. 











비가 내리다가 그친 날이라 하늘이 잔뜩 흐리다..

붉은 돛이 인상적인 배는 아쿠아루나 Aqua Luna , 달의 여신이라고 부른다. 옛정크선(Junk)의 모양을 그대로 본따 만든 이 배는 전통 선박 건조 방식 그대로 제작되었다. 하버 크루즈 노선이 가장 유명한데, 45분간 빌토리아 하버 주변을 유람하며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심포니 오브 라이트 시간대가 가장 비싼데, 음료 한잔 가격이 포함되어있다. 


홈페이지 : www.aqualuna.com.hk

가격 : 음료 포함 성인 HK$195 (심포니 오브 라이트 노선 HK$285)














▼ 템플스트리트 야시장 구경 Temple Street Night Market 






사실 H 언니는 홍콩 도착하자마자 몸이 안좋아서, 나랑 J언니가 레이저쇼를 구경하는동안 숙소에서 잠깐 눈을붙였다. 심포니 오브 라이츠가 끝나고 나서 걱정스러운 마음에 숙소를 찾아갔는데, 다행히 짧은 휴식으로 기력을 많이 회복해서 우리는 템플스트리트 야시장에서 홍콩의 첫날밤을 불태우기로 했다. 단 이틀만 주어진 홍콩여행에서 그냥 잠만 자면 서운할 노릇이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야시장을 한참 둘러보고 나서, 우리는 노천식당에 자리를 잡고 맥주를 마시며 홍콩의 밤을 만끽하기로 했다. 














얼핏 불결해 보일수도 있는 노천식당이지만, 언니들과 나는 모두 이런것에 큰 거부감이 없는 편이라 즐거운 시간이었다. 돼지고기 튀김 종류와 소고기 볶음 요리를 골랐는데 음식들도 적당히 맛있었다. 5월초의 홍콩 날씨는 살짝 더운 정도였다..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을 하며 차가운 맥주 한잔을 마시고 수다를 떠는 시간. 이시간이 너무도 소중하고 행복했다. 


이 시간을 못잊어서, 결국 나는 한달뒤에 다시 홍콩 가는 비행기를 끊게 되었는데, 5월과 비교할수 없는 덥고 습한 6월날씨에 녹초가 되어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웃음) . 홍콩과 마카오는 여름은 피해서 겨울에 가는걸로..!!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