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홍콩 자유여행]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와 타이청베이커리 에그타르트

신나는 해외여행/2016 홍콩, 마카오

by 바람국화 2016. 8. 7. 19:30

본문





홍콩에 처음 도착하면 끝없이 솟아오른 마천루에 입을 딱 벌리게 된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높다랗게 솟아있는 건물들은 에어컨이 덕지덕지 매달린 낡은 건물들로 얼핏 흉몰 스럽게 보이기도 한다. 아시아 최고의 부자도시, 하지만 그 이면에 심한 빈부격차. 나에게 홍콩은 알다가도 모를 복잡 미묘한 도시로 다가왔다.


얼핏 봐도 지저분해 보이는 흉몰스러운 낡은 건물들을 그대로 두는 이유는 홍콩의 높은 땅값때문이다. 땅값이 워낙 높은데다가 건물 내부를 잘게 쪼개 사용하고 있어 한꺼번에 철거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홍콩 드림을 꿈꾸며 중국 본토에서 건너온 수많은 이민자들중에 대부분은 결국 꿈을 이루지 못하고 도시의 최 하층민의 삶을 이어가게 된다. 높은 땅값과 인구밀도 그리고 심한 빈부격차는 결국 세상에서 가장 높은 슬럼가를 만들게 되었다. 영화 중경삼림의 무대가 되었던 청킹맨션(Chungking Mansions)역시 사실 이런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슬럼가라고 할 수 있다.












1980년대부터 90년대까지 홍콩 느와르 영화의 전성시대였다. 영화에서 많이 본것같은 익숙한 풍경과 머리를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가는 복잡한 중국어 간판을 지나면서, 나는 어린시절 텔레비전에서 보든 홍콩영화 속으로 한발 걸어들어간것 같은 기분에 빠져 들었다.

유명한 홍콩 영화의 배경이 되는 명소들이 몇개 있는데, 그중 센트럴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Mid Level Escalator'는 영화 <중경삼림> 의 배경지로 유명한 곳이다. 꼭 영화 매니아가 아니더라도 고급스러운 레스토랑과 기념품 가게가 즐비한 곳으로, 홍콩을 여행한다면 꼭 한번은 거쳐가게 되는 유명한 곳 이기도 하다.





▼ 센트럴 -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Central - Mid Level Escalator ▼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는<중경삼림>에서 양조위의 애인이었던 왕페이가 움직이는 에스컬레이터 위에 엎드려 그의 집을 올려다보는 장면으로 유명한 곳이다. 사실 관광지라기보다 미드레벨 지역 주민들의 생활 편의를 위해 1994년 완공된 800m 길이의 에스컬레이터인데, 시작지점부터 끝지점까지 이동하는데만 20분이 걸린다. 


홍콩은 산 위로 올라갈수록, 또 도심지에서 멀수록 부자동네다. 그래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끝 산꼭대기에 부자 동네가 형성되어 있다. 실제 살고있는 주민들을 위해 아침 출근시간에는 에스컬레이터가 내려오는 방향으로만 움직이고, 출근시간이 지나고 나면 올라가는 방향으로만 움직이게 되어있다. 부자들이 많이 사는 동네라서 그런지, 에스컬레이터 주변으로 고급 레스토랑과 독특한 옷가게들이 상권을 형성하고있기때문에 관광객들이 빠지지 않고 들르는 쇼핑 코스중에 하나가 되었다.














▼ 타이청베이커리와 에그타르트 Tai cheung Bakery ▼ 






홍콩에서 꼭 먹어봐야 할 디저트로 손꼽히는 에그타르트, 그중에서 타이청베이커리가 유명하다. 60년 전통의 에그타르트로 홍콩의 마지막 총독 또한 사랑했다고 한다. 홍콩의 에그타르트는 마카오의 것과 약간 다른데, 사실 홍콩에서 마카오 에그타르트를 먹고 싶다면 맥도날드를 방문하면 된다. 홍콩 맥도날드가 마카오의 에그타르트 전문점과 계약하여 마카오식의 에그타르트를 팔고있기 때문이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오른쪽에 보라색 건물이 보일때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면 타이청 베이커리가 있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서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긴 하지만, 다들 포장해가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은 길지 않다. 5분도 채 되지 않아서 타이청 에그타르트를 손에 들 수 있었다.







에그타르트 1개 HK$8.00 

2016.04월 기준
















에그타르트를 오물거리며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주변을 어슬렁 거리며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꼭대기까지 도착하게 되었다. 부자들만 살고 있는 부촌에는 아파트의 때깔(?)부터가 달랐다. 입구는 카드식 보안장치와 함께 경비아저씨가 삼엄하게 보안을 서고 있었다. 

동네를 한참 구경하고 있는데, 한 아가씨가 어린 아이를 안고 지나갔다. 20살이 조금 넘어보이는 앳된 얼굴에 조금 짙은 피부색이지만, 안고 있는 어린이는 흰 피부에 파란 눈이었다. 아마도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에서 건너온 보모일 것으로 짐작 되었다. 









다시 내려 가는길. 아무생각없이 올라왔더니 내려가는길은 끝없는 계단들로 조금 힘이 들었다. 뭐 볼게 있다고 아둥바둥 끝까지 올라왔는지 ㅡㅡㅋ










한참을 내려오니 홍콩의 낡은 아파트들과 다시 만나게 되었다. 방금 봤던 번쩍번쩍한 새아파트와 명백하게 대비되는 낡고 오염된 건물 모습을 보니 어쩐지 그들의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것 같아서 가슴이 무거웠다. 자신들의 나라를 떠나 멀리 타국으로 와서 힘들게 살고있는 모든 사람들의 꿈이 이루어지길 소망해 본다. 노력한 만큼 먹고살만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하고도 당연한 꿈이 참 어려운 시대다.








마지막으로 타이청 베이커리에서 포장해온 에그타르트. 호텔에서 맛있게 냠냠.. ㅎㅎ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