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매년 하는 봉사활동이 있다.
save the children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 캠페인..
2015년에 9회째를 맞이하는 이 캠페인은 따듯한 털모자를 손수 떠서 제 3세계의 어린이들에게 보내주는 봉사활동이다.
아프리카와 같은 더운나라에 왠 털모자 인가 싶지만, 밤이되면 추워지는 사막기후에는 털모자 하나가 신생아들의 생존력을 높인다는 이야기가 있다.
털실과 바늘이 들어있는 털실 키트(kit) 는 직접 돈을 주고 구매해야하고, 완성된 모자는 동봉된 봉투에 담아 우편으로 보내면 된다.
나는 올해로 3번째 참여하는데, 회사 봉사활동으로 하는거라서
털실과 뜨게바늘은 회사에서 지원받아서 뜨게질만 했다.
※ 2013년 처음 모자뜨기를 한 나의 첫 작품
학창시절 목도리 정도 떠본게 전부인 실력이라 처음 실과 바늘을 받았을때는 당황했었다. 목도리라고 해봐야 그냥 길게 늘어떠서 뜨게질만 하면 되는 거라서 작품이라고 부르기도 뭐하고 손재주가 없어도 누구나 할수 있는거라 뜨게질 경력은 전무하다고 할만한 상태였다. 일단 질렀으니 뭔가 하기는 해야겠고..
인터넷과 홈페이지를 뒤져서 실을 풀었다 떴다 하기를 수십차례..
드디어 모자다운 모양이 만들어졌다.
뿌듯한 마음에 '단보' 피규어에게도 모자 하나 만들어서 씌워주고 사진을 찍었더랬다. ㅎㅎ
※ 2014년 Save the children 두번째 작품
두번째 모자 뜨기는 좀더 수월했다.
1년만에 뜨게바늘을 잡은거라 초반에 코잡는데 좀 헤매기는 했어도, 기억을 되살려서 수월하게 짜내려 갈 수 있었다. 손에도 속도가 붙어서 마감시간인 12월 말까지 5개를 만들어서 회사에 제출했다. 남은실 로 만든 모자 1개는 뒤늦게 우편으로 보내고 뜨개질을 마무리 하였다.
2013년 모자뜨기에는 예쁜 방울도 달았었는데, 어느날 인터넷에서 목을 제대로 가누기 힘든 어린애들에게 방울달린 모자는 더 부담이 된다는 기사를 접한뒤로 2014년 모자뜨기에는 방울이 빠졌다.
※ 2015년 , Save the children 아홉번째 이야기
바느질 실력도 점점 진화하는것 같다.
2015년 모자뜨기에는 이음새부분이 전혀 없는 '원통뜨기' 에 도전했다.
원래 모자뜨기 설명서에는 마름모꼴 평면으로 모자를 뜨고난 뒤에 바느질로 모자 형태로 연결하도록 되어 있다.
이렇게 되면 바느질로 연결한 모서리 부분이 아무래도 걸리적 거릴수 밖에 없는구조라서, 원통뜨기로 모자를 뜨면 걸리적 거리는 부분 없이 모자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신생아용 모자라서 아무래도 크기가 작아서 처음해보는 원통뜨기에 고생했지만, 완성하고 보니 뿌듯하다.
완성된 모자는 찬물로 세탁하여 말린 후에 포장해서 회사에서 수거해 갔다.
제3세계 에서 태어나는 어린이 누군가가 내년 3월쯤에 내가 만든 모자를 쓰고 있을 것이다.
남은 자투리 실로는 조각담요를 만들었다.
(네덜란드 국기를 닮은거 같은건 기분탓..)
Save the children 모자뜨기 kit 는 아래 두가지 케이스로 나누어 지는데, 내가 받은 키트는 실 3개짜리 키트였다.
▲ 실 2개 + 대바늘 1개
▲ 실 3개 (대바늘 없음)
실 한타래당 모자 1개씩이 나오기 때문에 원래 모자 3개를 완성해야 하지만, 회사 제출 기한이 12월 말까지라서 시간이 부족해 두개만 제출하고
남은 한개는 마저 만들어서 봉투에 담아서 따로 우편으로 보냈다.
요즘 9시가 넘어서 퇴근해서 잠이 부족한 와중에도 나름 이렇게 모자를 완성해서 보내니 그래도 좋은일 했다는 생각에 마음 한켠이 훈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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