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달콤한 휴식 애프터눈티(Afternoon Tea) 즐기기 |
홍차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영국사람들은 다양한 홍차 문화와 함께, 홍차와 곁들여먹을수 있는 가벼운 티푸드 문화를 발달시켰다. 영국음식이 세상에서 가장 맛 없기로 유명한대신, 홍차에 곁들이는 디저트류는 맛있기로 소문이 나있다. 일부러 디저트를 더욱 맛있게 돋보이게 하기 위해 영국음식이 그렇게 맛이 없는거라는 실없는 농담도 있을 정도다.
오랜기간 영국의 영향을 받았던 홍콩에서도 다양한 스타일로 애프터눈티 문화가 이어져 오고 있다. 이번 홍콩여행에서 특별히 다른건 몰라도 애프터눈티는 꼭 먹어보고 싶다고 언니들에게 부탁을 했는데, 언니들이 흔쾌히 함께 하겠다고 해서 나의 '버킷리스트' 중에 한가지 애프터눈티 먹어보기 소망을 홍콩에서 이루게 되었다.
만만한 가격이 아니기 때문에 큰 맘먹고 가야 하는 곳이다. 애프터눈티로 유명한 호텔 라운지들이 여럿 있었지만 홈페이지를 살펴보니 예약이 필수라고 해서 망설여졌다. 여행 스케쥴을 변경하면서까지 시간을 따로 내어 가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여러곳의 애프터눈티 전문점 중에 내가 선택한곳은 소호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근처에 있는 '티살롱 바이 어나더 파인데이(Tea Saloon By another Fine day)' 를 고르게 되었다.
어차피 필수적으로 들러야 하는 관광 코스인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근처에 있다는 점도 괜찮았고, 호텔과 달리 격식을 차리지 않은 캐쥬얼한 분위기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애프터눈티는 점심과 저녁 사이 3시에서 4시쯤 살짝 출출할 시간에 가볍게 홍차와 함께 즐기는 핑거푸드로 이루어져있다. 따라서 아침일찍 찾아가면 애프터눈티를 주문 할 수 없다. 대부분의 식당들이 3시가 넘어서 주문을 받는다.
이 가게는 레이디스 세트(Ladie's set) 와 젠틀맨 세트(Gentlemen's set) 두가지 애프터눈티 세트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가격은 둘다 동일한데 차이점을 물어보니 레이디 세트는 달콤한 과자류들로 이루어져있고, 젠틀맨 세트는 달지않은 샌드위치와 빵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고민하다가 둘다 먹어보고 싶어서 레이디스 세트 2개와 젠틀맨 세트 1개를 주문했다.
가벼운 조각케익과 홍차만 따로 주문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기자기하고 러블리한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볍게 홍차만 즐기러 방문해도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 티살롱 바이 어나더 파인데이(Tea saloon by another Fine day) 가격표 : 1인 HK$ 288 / 2인 HK$ 498 / 3인 이상 1인당 HK$ 249
- 2016.05월 기준 -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분주한 사이, 귀여운 티스푼 세트들과 함께 예쁜 그릇들이 세팅이 되었다. 친구들중에 이렇게 화려하고 예쁜 식기들을 보면 정신을 못차리는 친구들도 있지만, 나는 주방과는 취미가 없는 사람이라 예쁜그릇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하지만 관심이 없는 내 눈에도 그릇들이 참 예뻐 보였다.
사진을 찍은지 몇개월이 지났더니.. 내가 고른 홍차가 뭐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12가지 종류의 홍차 중에서 하나를 고르면 세팅해준다. 홍차별로 특징을 설명해주는 소책자가 따로 준비되어 있어서 어렵지 않게 홍차를 선택할 수 있었다. 아마 내가 고른 홍차는 장미꽃잎이 들어간 로즈 어쩌고 라는 홍차였을 것이다. 향긋한 장미향에 가벼운 맛이 참 괜찮은 홍차였다.
왼쪽 : 레이디스 세트 2인분
오른쪽 : 젠틀멘 세트 1인분
1인분으로된 젠틀맨 세트는 2단 트레이로 나오고, 2인분의 레이디스 세트는 3단 트레이로 제공된다. 한눈에 보기에도 여자들을 겨냥한 레이디스 세트에 달콤한 디저트류가 많이 들어있음을 알 수 있다. 젠틀맨 세트는 식사 대용으로 먹어도 될 정도로 샌드위치가 든든하게 채워져 있다.
▲ 레이디스세트 (Ladie's set) 상세사진
▲ 젠틀맨 세트(Gentleman's set) 상세 사진
언니들과 수다를 떨면서 열심히 먹었지만, 결국 어마어마한 양에 다 먹지 못하고 남겨야만 했다. 남은 케익류들을 아까워서 어쩌나 했더니 점원이 친절하게 남은 음식들은 포장해 줬다. 미련하게 다 먹을 필요가 없었다는 얘기..
간식이라고 하기에는 역시나 많은 양이라서, 식사 대용으로 먹든가 아니면 저녁식사를 아주아주 늦게 해야 할것 같다.
올해초에 방문했던 싱가포르에서도 애프터눈티 문화가 있긴 하지만, 그곳의 애프터눈티는 식사대용으로 딤섬이 함께 제공되면서 뷔페의 형태로 바뀌었다. 당시 가난한 싱가포르 노동자들이 애프터눈티와 함께 식사를 함께 해결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싱가포르만의 독특한 애프터눈티 문화가 탄생하게 된다.
모든 문화는 다른 문화와 만나서 새로운 형식으로 발전한다. 변경된 것에는 그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그래서 여행을 다니면서 다른나라의 문화를 편견없이 알게되고 식견이 넓어지는 것이 참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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