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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카파도키아 벌룬투어 :: 죽기전에 해봐야할 버킷리스트

신나는 해외여행

by 바람국화 2016. 11. 2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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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해외여행으로 다녀본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가끔 주변 지인들이 '너가 가본곳 중에 가장 좋았던 나라는 어디였냐' 혹은 '추천할만한 나라가 어디냐' 라고 물어본다. 사람들의 여행 목적이 천차만별이고 선호하는 여행 방법도 다르기때문에 어느 나라를 딱 집어 추천해주기가 애매하긴 하지만, 만약 당신이 역사적인 문화유물이나 아름다운 자연을 보는것을 좋아한다면 나는 터키를 추천해 주고 싶다. 

지금은 내전과 전쟁으로 인해 여행자제 국가, 철수권고 국가라서 위험하지만, 내가 방문했던 2014년 5월에는 전쟁의 기미가 전혀 없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나라였다. '꽃보다 할배' 에서 터키 여행이 방송되고 나서 터키 여행이 유행이 되었고, 유행에 편승해서 사전준비 없이 충동적으로 터키를 여행하게 되었다. 

여행이라는게 특별한 때가 있겠냐 싶지만은, 이렇게 2년만에 전쟁이 터지고 여행 자제 국가가 되어 당분간 터키를 여행할일이 요원해 지고 보니, 여행은 정말 마음 먹었을때 없는 시간을 만들어서라도 떠나야 되는것 같다. 다음 기회는 없을 수도 있다. 






터키의 중부에 위치한 '카파도키아' 는 터키 관광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화산에서 분출된 용암으로 형성된 응회암 층이 수백만 년의 세월동안 풍화작용과 침식으로 , 신이 빚어낸 최고의 예술품이 되었다. 도무지 지구의 것 같지 않은 요정이 살고있을것 같은 신비로운 풍경도 아름답지만, 카파도키아는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이다. 

옛날 로마시절 종교박해와 이슬람 세력을 피해서 카파토키아로 숨어든 기독교 인들은 척박한 환경에서 바위에 구멍을 파고 지하도시를 건설했다. 지금도 남아있는 교회와 수도원은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어 있다. 


카파도키아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열기구를 타고 체험하는 벌룬투어 이다. 새벽일찍 해가 뜨기전에 열기구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서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카파도키아 풍경을 내려다 본다면 정말 상상할수도 없는 감동을 받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기전에 꼭 한번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에 카파도키아의 열기구 체험을 넣는것은 당연하다. 







이른새벽 잠도 덜 깬 상태에서 열기구에 올랐다. 초여름이라고 할 수 있는 6월초 였지만 카파도키아의 새벽 공기는 쌀쌀해서 두꺼운 바람막이 잠바를 미리 준비했다. 납작해 있던 열기구를 커다란 선풍기를 불어넣어서 어느정도 부풀리고 나서 가스를 태워서 뜨거운 공기를 불어 넣는다.

내가 탄 열기구는 16명 정도 탑승 할 수 있는 중간사이즈의 열기구 였는데 얼핏 봐도 사람무게와 바구니 무게가 합쳐져서 꽤나 무거워 보여서 저게 과연 하늘을 날 수 있을까 의심이 들었다. 한참을 가스불을 태워서 공기를 덥히더니 어느순간 열기구가 둥실 날아오른다.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는 터라, 떠오르는 순간은 아찔해서 손등에 핏줄이 솟을 정도로 손잡이를 움켜쥐고 긴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긴장한 순간은 잠시뿐으로, 곧 내 눈앞에 펼쳐진 장관에 마음을 빼앗겼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몽환적인 풍경. 이세상이 아닌것 같은 세계에서 하늘을 날아가는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멀리 바위를 깍아 만든 동굴마을이 보였다. 기독교 박해 시절 로마의 핍박을 피해서 도망온 기독교인들이 숨어살던 마을이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신앙을 지키고자 노력했던 사람들의 삶이 참 눈물겹다. 

내가 탄 열기구를 조종하는 파일럿이 꽤나 실력이 있는 분이었던것 같다. 우리 가 탄 열기구가 가장 높이 올라가서 까마득한 점으로 되었다가 순식간에 동굴마을 근처까지 내려와서 손에 닿을것 처럼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급격한 고도 변화로 나는 기어이 코피가 터지고 말았지만, 너무나 즐거운 경험이었다.







흐린 날 씨에 결국 오늘은 해가 뜨지 않았다. 두꺼운 구름 너머로 어렴풋하게 윤곽만 보일 뿐이었다. 그래도 다행인게 오늘은 바람이 심하게 불지 않아서 열기구 체험을 할 수 있었다며, 가이드 언니는 신의 뜻이라고 했다. (이슬람 종교를 믿는 터키 사람들은 신의 뜻대로 라는 표현을 정말 좋아한다.)

3일전에 카파도키아를 들렸던 한국팀들은 비가와서 결국 열기구를 타지 못했다고 했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도 열기구는 뜨지 못한다. 비록 구름이 짙어서 해 뜨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우리 팀은 열기구를 탈 수 있었으니, 알라의 보살핌을 받은 모양이다.











열기구가 착륙하는 지점에 맞춰서 승합차가 마중나와 있다. 한시간 반정도의 열기구 체험이 끝나고 나서, 사고없이 무사히 투어가 끝난것을 축하하는 샴페인 파티가 조촐하게 열렸다. 고생한 파일럿을 위해 팁박스에 어느정도 팁을 넣어주는것이 예의다. 

기회가 된다면 또다시 찾아가고 싶은 터키. 2년전 사진을 이제서야 인화를 맡기려고 정리하면서 사진을 다시 보게되니 또다시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찾아와서 다시 이 아름다운 나라를 찾아 갈수 있는 날이 되도록 빨리 오기를 소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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