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리버 크루즈는 내가 타고 싶어서 이번 여행에 우겨서 넣은 코스이다. Y양은 그다지 탐탁치 않아 했다.
사실 한국에서도 한강 유람선 한번 타보지 않았던 나인데 , 해외에만 나오면 왜이렇게 유람선이 타고 싶은지..
오래된 기억을 더듬어 보면, 난생 처음 해외여행을 떠났던 파리 세느강에서 타본 유람선이 낭만적이어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때도 여자 둘이 유람선을 탔는데.. 이번에도 여자 둘이 유람선이라니..;;)
저녁을 먹고 난 시간, 저녁 7시쯤 해가 지기 시작했다. 클락키 Clarke Quay 에서 우리는 유람선을 타고 마리나베이비치로 이동할 예정이다.
아무래도 낮보다는 화려한 싱가포르 야경과 함께 유람선을 타는 편이 낭만적이다.
▲ 리버 크루즈 지도
리버 크루즈 River Cruise
과거에 짐을 나르던, 나무로 만든 범보트를 타고 클라키에서 출발해서 보트키 , 마리나 베이를 둘러보는 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한바퀴 돌아 다시 탔던 자리로 돌아와도 되고, 중간에 원하는 곳에서 내려도 된다.
한바퀴 돌아오는 시간은 대략 40여분 가량. 환율로 따지면 2만원이 넘는 가격이기 때문에, 단순히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기에는 비싸다.
영어로 된 안내방송으로 리버사이드의 유명한 곳들을 설명해 주기때문에, 영어가 좀 된다면 좀더 알찬 관광을 할 수 있을듯..
※ 리버 크루즈 홈페이지 : http://www.rivercruise.com.sg/
※ 요금 : 성인 SGD 25.00 / 어린이 SGD 15.00
클락키에서 우리를 태운 유람선이 서서히 출발하기 시작했다.
어느쪽 야경이 더 멋있는지 살짝 물어봤는데, 오른쪽이 낫다고 하셔서 오른쪽으로 냉큼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제 막 해가 진 싱가포르는 그만의 화려한 색으로 분칠을 하고 있었다.
매직아워 시간의 하늘빛이 참 곱다.
느릿느릿 움직이는 유람선. 해가 지고난 바람이 선선하다.
싱가포르 강은 총 길이가 3km 도 채 안되는 작은 강이지만, 강변을 둘러싼 리버사이드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로멘틱한 곳 중에 하나이다.
강변을 따라서 노천카페와 식당 들에서 즐거운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는다.
지금의 온도, 냄새, 소리 등을 온전히 느끼며, 한국에 대한 걱정은 잠시 잊어버렸다.
우리는 항상 아직 일어나지 않는 미래의 일에 대해 걱정하거나, 혹은 이미 벌어져서 바꿀수 없는 과거의 일에 대해 생각하고 괴로워한다.
마음을 현재에 머물게 놔두고, 지금의 시간을 온전히 느끼게 놔두는 일은 쉽지 않다.
일상에서 멀어질수록, 내가 살고있는 장소와 나라에서 멀리 떨어질수록 내 마음은 과거와 미래를 벗어나 비로소 오롯이 '지금' 을 느낄 수 있었다.
언제나 여행에 목말라서 떠나고 싶어하는 마음도, 사실은 현재를 잊고 싶은 마음 때문이 아니라 반대로 현재에 충실하고 싶은 마음 때문은 아닐까?
어느새 짧은 강을 벗어나 바다에 닿았다.
멀리 보이는 싱가포르의 상징 멀라이언상. 오늘도 북적이는 관광객들로 인기가 많다.
본전 생각하면 한바퀴를 다 돌아야 하겠지만, 레이저 쇼를 보기 위해 Y와 나는 마리나베이 센즈 앞에서 내렸다.
30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순식간에 지나간 기분이다.
마리나 베이 센즈 원더 풀 Wonder Ful!
동남아 최대의 워터쇼로 오케스트라 사운드에 맞춰 조명과 레이저 효과를 이용한 쇼이다.
매일 2~3회 15분동안 열리는데, 쇼 시작 시간은 다음과 같다.
▲ 일요일 - 목요일 20:00 , 21:30
▲ 금요일 , 토요일 20:00 , 21:00 , 23:00
마리나베이 샌즈 바로 앞에서 보면 가까이서 볼수 있는 대신, 호텔에서 쏘아 올리는 레이저를 함께 감상 할수 없어서 조금 아쉽기는 하다.
마리나베이 샌즈의 레이저 쇼를 보고 난 다음, 가든스 바이더베이의 레이져 쇼까지 연결해서 보기 위해 발걸음을 서둘렀다.
중간에 길을 좀 잃어서 해매기는 했지만, 다행히 제시간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사실 저 나무 트리 바로 아래에서 보고 싶었지만, 저곳까지 도착하기 전에 쇼가 시작될것 같아서 일찌감치 포기했다.
빠듯한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알차게 봐야할것은 다 보고 돌아가는것 같아 뿌듯한 기분..
가든스 바이더 베이의 구름다리는 꼭 올라가보고 싶었는데, 결국 못올라가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아쉬운 기분.
피곤함에 다리가 퉁퉁 부어 이대로 숙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아직 일정이 하나 더 남았다는 슬픈 사실 ㅠㅠ
마지막으로 오늘 야경의 하이라이트, 싱가포르 플라이어를 타기위해 발걸음을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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